http://navercast.naver.com/science/documentary/2145
과거에 시간 여행을 언급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 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론에 푹 빠졌던 은밀한 비밀 모임이 있었습니다. 저명한 물리학자들은 시간 여행에 관해 글을 쓰면서도 ‘타임머신’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고 암호를 사용하면서 낮에는 연구에 매진했고, 밤에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시간 여행자]의 저자이자 코네티컷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로널드 몰렛은 어린 시절 심장마비로 인한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타임머신 제작에 대한 강한 동기를 얻었습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버지를 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러한 꿈들이 모여 과학자들은 20세기 말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고 은밀했던 시간 여행 연구를 세상에 공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1세기가 된 지금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많은 연구는 과연 몰렛 교수가 원하는 과거로, 혹은 미래로 갈 수 있는 답을 찾아내었을까요?
시간에 대한 세가지 오해
시간 여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간을 이해해야 합니다. [불가능의 물리학] 저자이자 이론물리학의 대가, 미치오 카쿠는 시간에 대한 세 가지 오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 오해는 시간이 어디서나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두 번째 오해와 연결되는데, 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일정한 속도로 흘러간다고 믿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중력이 작은 우주 공간에서는 지구에서보다 시간이 더 천천히 흘러갑니다. 세 번째로 우리는 3차원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으로 이루어진 4차원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시간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으며 장소마다 다른 속도로 지나갑니다. 시간여행자가 되려면 시간을 기계적 의미가 아닌 차원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속도를 이용한 타임머신
‘뮤온’은 시간 여행 실험에 유용한 입자입니다. 뮤온은 우주선이 생성하는 고에너지 입자 중 하나이며, 지구 대기권을 향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뮤온의 수명은 약 백만 분의 1초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스위스 제네바의 ‘CERN’(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의 초대형 가속기에서 뮤온을 광속에 근접하게 가속하면 수명이 늘어납니다. 그 이유는 광속에 근접한 속도로 움직이는 뮤온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아주 천천히 가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뮤온에 적용되는 시간의 속도를 늦춰 미래로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속도를 이용한 타임머신’에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공식에 따르면, 모든 질량에는 그에 합당한 에너지가 존재하고 물체가 운동 에너지를 얻으면 질량도 증가합니다. 입자가 무거워질수록 입자를 움직이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고, 광속에 도달하려면 무한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현재 우리에겐 충분한 에너지가 없습니다.
중력을 이용한 타임머신
타임머신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 바로 중력입니다. 단순히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을 중력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시간 여행자에게 중력은 질량에 의한 시공간의 왜곡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맨체스터대학의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 교수의 전문 분야는 중력과 시공간의 상호작용입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시공간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인간의 미약한 인력은 시공간을 아주 약간 왜곡시키지만, 항성이나 우주, 블랙홀처럼 거대한 물체는 시공간을 크게 왜곡시킵니다.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시공간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허블 망원경으로 찍은 사진들은 우주를 지나가는 빛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보여줍니다. 빛의 경로가 은하를 지날 때 어떻게 휘는지 조사하면 질량에 의한 시공간 왜곡을 입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시공간의 왜곡은 타임머신 제작에 도움이 됩니다.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하면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중력과 그로 인한 시공간의 왜곡은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만큼 크지는 않지만 블랙홀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발생적 타임머신
자연 발생적인 타임머신을 발견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는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의 중심부입니다. 프린스턴대학의 천체 물리학 교수 고트는 회전하는 블랙홀이 주변의 시공간을 왜곡한다는 점을 흥미롭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물체를 기반으로 ‘우주 끈’이라는 가설을 내놓습니다. 우주 끈은 빅뱅의 잔해로 남은 가는 끈 형태의 에너지로, 우주 끈의 폭은 원자보다 작지만 밀도는 매우 높아서 우주 끈 1m가 지구보다 더 큰 중력을 발생시킵니다. 그는 만약 무한대의 우주 끈 2개가 빠른 속도로 교차하면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움직이는 우주 끈 2개는 시공간을 크게 왜곡하기 때문에 빛보다 빨리 과거로 이동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그러나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무한대의 우주 끈 2개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꿈은 이루어 진다?
애리조나주립대의 ‘비욘드 연구소’ 소장 폴 데이비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지름길인 다리와 터널처럼 공간 속에 이런 길이 있어야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데이비스 교수는 현재 발표된 시간 여행 이론을 모두 분석했고 이론적으로 가장 설득력 있는 구조는 ‘웜홀’이라고 확신합니다. 중력은 시공간을 왜곡합니다. 시간 여행 과학자들은 이 왜곡이 심할 경우 180도로 휘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휘어진 4차원의 시공간에서 두 영역을 연결하는 것이 웜홀이며 입구 2개와 통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간 여행자가 이 웜홀을 통과하면 시공간을 따라 이동하는 빛보다 빨리 이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시간에 갇혀 살았지만 이제 시간 여행이 가능해지면 미래를 내다보거나 과거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몰렛 교수의 시간 여행 연구는 이론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이 별난 발명가는 시공간 왜곡을 이용한 시간 고리를 만들기 위해 블랙홀의 틀 끌림 현상을 이용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작은 타임머신에 탑승할 시간 여행자는 아원자 입자입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꿈꿨던 소년은 타임머신 제작을 눈앞에 두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타임머신을 켜는 순간 시작됩니다. 그리고 시간만이 성공 여부를 알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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