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0일 목요일

구글TV, 스마트TV 시대 본격화 예고

구글TV, 스마트TV 시대 본격화 예고
연합뉴스 | 입력 2010.05.21 13:46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구글이 21일 구글 개발자 회의(Google I/O)에서 구글 TV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스마트 TV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구글은 스마트폰용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에 이어 이를 기반으로 한 TV용 플랫폼인 구글 TV를 통해 스마트 TV 시대를 주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 TV는 웹 접속 기능을 바탕으로 완벽한 인터넷 활용에 다양한 방송과 인터넷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스마트 TV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에 이어 애플도 TV 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삼성 LG 소니 등 전통적 TV 제조사들과의 경쟁 및 합종연횡이 동시에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거실까지 점령한다 =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은 애플 아이폰에 대항해 개방형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수많은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를 아군으로 끌어들였다.

구글은 이번 TV 시장 진출 프로젝트에도 세계 3위 TV 제조업체인 소니를 비롯해 인텔 로지텍 베스트바이 디쉬네트워크 어도비 등 든든한 후원군과 함께 한다.

이날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구글 TV는 개방형 TV 플랫폼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기반하며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활용할 수 있다.

즉 안드로이드용 삼성전자 스마트폰, LG전자 스마트폰이 출현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구글 TV 플랫폼을 적용한 삼성 TV, LG TV, 소니 TV가 나온다는 것이다.

구글 TV는 기존의 TV에 완벽한 인터넷 기능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시청자가 케이블 및 위성 방송, 개인 라이브러리, 모바일 앱 등 다양한 콘텐츠 공급원을 즐기면서 자유롭게 웹을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10.1을 지원해 게임, 애니메이션, 애플리케이션, 동영상, 오디오 등 풍부한 플래시(Flash) 콘텐츠를 TV로 즐길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도 각종 정보와 애플리케이션을 웹 브라우저를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인텔사의 최신 가전용 시스템온칩(System on Chip)인 아톰 프로세서 'CE4100'과 결합해 홈시어터 수준의 AV 환경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니는 세계 최초로 이러한 구글 TV 플랫폼이 적용된 '소니 인터넷 TV'를 오는 가을 미국에서 출시한다.

현재 유료 TV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수백개 채널은 물론 인터넷과 동영상 사이트에 있는 방대한 콘텐츠를 구글 TV로 볼 수 있는 점도 주목된다.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해 쓸 수도 있다.

구글은 TV용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조기에 활성화하도록 응용프로그램개발규격(API)을 조만간 공개하고 연내에 개발도구(SDK)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아울러 구글 TV 플랫폼을 오픈 소스 방식으로 공개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구글 TV 프로젝트는 웹과 모바일에 이어 TV 시장까지 장악한다는 구글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진다.

TV는 가장 대중적인 정보가전인데다 최근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커넥티드 TV가 인기를 끌면서 구글의 TV 산업 진출은 이미 점쳐져 왔다. 구글 TV를 내세워 구글이 인터넷과 모바일에 이어 거실마저 장악한다면 홈 네트워크 시장 내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구글은 그동안 유튜브 서비스를 TV나 대형 PC 스크린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개선한 '유투브 XL'을 선보이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스마트TV 시장 경쟁 본격화 = 스마트폰처럼 TV도 플랫폼 개방과 함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하드웨어 중심 경쟁에서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옮겨가고 있다.

구글의 TV 플랫폼 공개를 계기로 스마트 TV 시장에서는 국내외 업체들이 다양한 협력과 경쟁을 펼쳐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디스플레이서치와 아이서플라이 자료를 인용 분석한 데 따르면 지난해 TV 상에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 TV는 전 세계 평면 TV 판매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커넥티드 TV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38% 성장해 2013년에는 전체 TV 판매량(3억대)의 3분의 1인 1억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북미지역에서는 평면 TV의 60%가 인터넷 직접 연결이 가능한 커넥티드 TV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글 TV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경쟁사들의 움직임은 물론 TV 제조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최근 구글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 중인 애플의 TV 시장 진출 움직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미 지난 2007년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를 출시한 바 있지만, 시장에서는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애플 TV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와 함께 개인 및 가정용 멀티디미어 제품군을 완성할 일체형 TV 방식의 이른바 '아이티비(iTV)'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콘텐츠업체와의 지속적인 제휴, 주변 하드웨어 제조업체 인수 등 TV 제조 및 콘텐츠 사업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세계 TV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TV 시장에서만큼은 애플과 구글의 시장 지배력 전이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스마트 TV 플랫폼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구글 TV와의 협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과 LG가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반 스마트폰을 제작했던 것처럼 구글 TV 플랫폼 기반 스마트 TV를 제작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대응이 늦었던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 TV는 아직 시장이 형성 단계이므로 삼성과 LG가 독자적인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 TV 제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가전 제품군에 독자적인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bada)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TV 시장에서만큼은 애플과 구글에 앞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의도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3월 다양한 TV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삼성 앱스'를 오픈한 데 이어 콘텐츠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LG전자 역시 스마트TV 시장에서만큼은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초 홈 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안에 스마트 개발팀을 구성해 이와 관련된 업무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TV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에 주목, 지역별로 콘텐츠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넷플릭스 부두 시네마나우 유튜브 등 세계적인 콘텐츠 업체와 손을 잡았으며 그 대상을 늘려갈 계획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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