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양파껍질 벗기기
과거는 우리 내부에 매우 미묘하게 겹겹이 쌓여 있다.
우리의 내면세계는 복잡 다단한 관계들로 꽉 차 있다.
그 속에서 일어난 그대로의 과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모든 방식으로 각색된 과거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달리 나타났어야 할 모든 일이 우리가 공상이나 복수심, 동경, 슬픔 , 자기 질책, 죄책감 속으로 달아나는 그 자리에서는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혼란을 제거하려면 '만사가 다 제대로'인 그윽한 자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헤르만 헷세는 <싯다르타>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의 내면에는 언제든지 숨어들어서 바로 '자신'이 될 수 있는 침묵의 성소가 있다"
이곳에는 마음의 충격도 없으며 정신적인 상처도 쌓여 있지 않다.
여기가 바로 명상이 찾으려고 하는 공간이다.
이것이야말로 누구나 찾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추구점이다.
다음의 연습을 따르면 굳이 명상을 하지 않고도 이 고요의 자리에 다가갈 수 있다.
이 단언문을 받아 적으라.
나는 이대로 완전하다.
내 인생의 모든 일이 나의 궁극적 목표를 향해서 진행되고 있다.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며, 나는 곧 사랑이다.
이 말을 따져 보려고 멈추지 말라. 그저 그대로 받아 적으라.
다 쓴 후에 눈을 감고 어떤 반응이든지 마음에 떠오르면 의식의 표면으로 떠 올리라.
맨 처음 머리에 떠오르는 말을 적어 놓아라.(이 반응을 단언문 바로 밑에다 적으라.)
첫 생각은 저항감, 심지어 분노를 품은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누구의 삶도 완전하지 않으며 만사가 원하는 대로 되어간다고 믿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곧바로 단언문을 다시 쓰라.
눈을 감고 마음에 떠오르는 말을 다시 써 보라. 따지거나 자신의 반응에 빠지지 말라.
단언문을 쓰고 반응을 적는 일을 열두번까지 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의 반응보다 마지막 반응이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큰 저항감을 마음의 표면에 지니고 있다.
그것은 가장 대중적이고 방어적인 반응이 작용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회적인 자아, 즉 기대대로 행동하는 자아는 표면적인 자아이다.
그것은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너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을 우선 고려하도록 훈련되어 있다.
의식의 이 표면층은 '나는 사랑이다'와 같은 선언에는
그리 깊은 반응을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서 우리의 최근의 욕구불만이나 희망사항, 풀지 못했던 감정의 층을 건드린다.
이 층을 건드리면 매우 뜻밖의 ,혹은 비이성적인 반응이 튀어나올 수가 있다.
'나는 사랑이다'는 말이 분노를 폭발 시킬지도 모른다.
이보다 더 깊숙한 층은 우리의 가장 은밀한 감정이 간직되어 있는 곳이다.
자신이 기본적으로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인간이라고 느끼고 있다면, 이 의식의 층에서 많은 고통과 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고착된 규정의 이면에도 '나는 사랑이다'는 말에 대해서
아무런 의혹도 없이 동의하는 의식의 층이 존재한다.
우리가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의식층이 그런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장 깊은 가치가 인식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 인식-단지 사랑만이 아니라 아름다움, 연민, 신뢰, 강함, 진리 등에 대한 인식도- 이 없이는 그런 말들이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사랑은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이다.
의식의 표층으로부터 아무리 먼 곳이라도 그것이 우리 안에서 진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 의식 층에서 살 수 있는 능력이 완전한 성취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그런 일은 오직 우리의 저항을 이루고 있는 분쟁과 모순의 의식층을 풀어 놓은 다음에야 일어난다.
삶의 흐름에 저항할 때, 실제로 당신이 저항하는 대상은 바로 자기의 내면의 본성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의 본모습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비주의적인 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인식이라는 기구의 일부이다.
인식한다는 것은 어떤 것의 의미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바위는 우리가 바위라는 개념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바위가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바위란 마치 모르는 아랍어나 러시아어 글자를 보는 것처럼 한갖 의미없는 감각의 입력물일 뿐이다.
외래어는 배워야 한다. 그리고 '저 밖에'있는 세상의 모든 사물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
그러나 존재하는 법을 배워야 할 이유는 없다.
존재는 저절로 나타난다.
이런 것을 알게 되면, 사랑과 연민 같은 본질적인 감정의 상태에 반응하게 하는 원초적인 느낌들이 일어난다.
그것들이 우리의 시작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대상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제각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이다'하고 말하는 의식 층에서 산다는 것은 곧 사랑이 클 수 있는 의식층에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 진화의 초기 단계에서 대개의 사람들은 이러한 본질적인 상태에 대해서 당혹감을 가진다.
그들은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지, 신뢰성이 있는지, 강한지, 가치 있는지 등으로 혼란스러워 한다.
그것을 자신에게 입증 시키려고 해서는 이러한 상태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선하고 친절하게 행동하고 사회적인 관심을 끄는 게임을 배우는 방법 등으로써 사랑을 얻고자 하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끝난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훈련된 행동을 일단 그만두면, 우리에게 남는 기본 태도는 우리가 처음 시작했던 그 의심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추구의 끝은 행위 너머에 있다.
왜냐하면 때가 되면 마음은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그 추구는 본질적인 자아, '나는 곧 사랑'임을 알고 있는 나에 대한 탐구로 변화된다.
우리 의식의 모든 층에는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이 들어 있다.
그러나 양파의 껍질을 다 벗기고 나면, 가장 기본적인 진실이 이것이다.
그대는 사랑이며 연민이며 아름다움이다.
그대는 존재이며 실재이다.
그대는 의식이며 영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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