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30일 금요일
"지구의 보호막"
지구는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지상에 생명이 살 수 있는 것은 지구를 감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 자기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보호막이 약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남대서양 상공의 방사능 수치는 이미 위험 수위에 달했습니다. 지구자기장은 언젠가는 결국 사라질 것입니다. 단지, 그것이 언제냐가 문제입니다.
우주방사선을 막는 보호막, 지구자기장
자기권은 마치 커다란 우산처럼 태양계 전역으로 끊임없이 쏟아지는 우주방사선을 막아 내고 있습니다. 자기권은 지구자기장이 만든 큰 공기 방울 같은 것으로, 지구 전체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전하를 띤 태양풍 입자가 지닌 에너지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에 충분합니다. 지구가 태양이 방출한 하전입자에 정면으로 노출된 상황에서 자기권이 없다면, 조직을 뚫고 들어가 세포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이 고(高)에너지 우주 입자에 모든 생명이 피해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지구자기장이 약해질수록 우주 방사선은 점점 낮은 고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자기 보호막이 줄어들면 일어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과도한 방사선 노출로 말미암은 암 발생률 증가입니다. 방사선은 가장 근본적인 곳, 바로 생명의 설계도 DNA에 피해를 줍니다.
지구보호막이 만들어지는 곳
NASA 고더드 우주비행 센터의 과학자 마리오 아쿠나 박사는 막대자석을 이용한 간단한 실험으로 지구자기장의 기본 구조를 보여줍니다. 자석을 판지 밑에 집어넣은 다음 쇳가루를 조금씩 뿌리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는 선이 생깁니다. 이것이 지구자기장의 대략적인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쇳가루가 막대자석의 N극과 S극 주위에 저절로 정렬하는 것처럼 지구자기장 또한 지구 자기의 남극, 자남에서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돈 뒤 다시 지구로 흘러들어 가는데, 이곳이 자북입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자기장이 지면에서 5천㎞ 아래 지구 깊은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힘이 만들어낸 지구 자기권은 태양에서 시속 1.6백만㎞ 이상의 속도로 끊임없이 쏟아지는 과열된 하전입자, 태양풍을 막아냅니다.
자극의 이동과 지구자기장의 변화
자극의 이동은 지오다이너모(geodynamo)의 변동을 의미합니다. 최근 몇 십년 동안, 자극의 이동은 빨라졌습니다. 지난 백년 동안은 1년에 약 10km씩 움직였는데 1970년 이후 가속이 붙어 지금은 1년에 40km씩 이동하고 있습니다. 자극의 이동속도가 빨라진 것이 지구자기장 약화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제레미 블록스햄 교수는 사료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구자기장의 궤적을 완성해 1690년 이후 3백여 년간의 변화를 알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지난 150년 동안 지구자기장의 세기는 전반적으로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20세기 이후의 자료를 살펴보면, 남대서양의 자기장 이상 지역이 단순히 다른 지역보다 자기장이 약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극성이 역전된 것입니다. 남대서양의 자기장 역전 지역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처럼 자기장이 뒤집힌 곳에서는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이 지구를 비켜가지 않고 그대로 들어옵니다.
자극 역전이 생태에 미치는 영향
자기장이 약화하는 것은 자기장 역전의 전조입니다. 자기장이 뒤집히면 아래위가 뒤바뀐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자기장을 나침반, 혹은 지도로 이용하는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동물의 대표적인 예로 지구 자력선을 감지하는 박쥐를 꼽지만, 자극의 변동은 훨씬 많은 동물들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1980년대 생물학자들은 좌초한 고래와 해저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자기 이상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습니다. 자기장이 약해지면 우두머리 고래가 신체에 내재된 GPS를 잘못 해석해 무리를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의 얕은 물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장의 변화는 동물의 위치 파악 능력을 저하할 수 있습니다. 지구자기장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가 자기 위치를 파악하는 메커니즘으로,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힘입니다. 자기장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자극의 소멸은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동물에게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임박한 지구자기장 역전
과학자들은 지구자기장의 역전이 임박했다고 주장합니다. 그 시기의 예측이 시급합니다. 2010년, 정확한 지구자기권 지도를 그려 향후 자기장의 변화를 예측하고자, 유럽 우주 기구는 ‘스웜’ 위성을 발사합니다. 지구 보호막이 약해지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하늘입니다. 오로라를 절대 볼 수 없었던 적도지방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오로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기권의 보호 속에서 지구의 생태계는 지금까지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권이 없어진다면 생명은 모두 사라지고 지구는 죽은 땅이 될 것입니다. 사실 지구자기장은 45억년 전 생성된 이래 수천 번 뒤집어졌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이를 겪지 못했습니다. 지구자기장의 역전은 모든 생명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과거의 자기 역전과 대멸종의 관계는 아직도 과학계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적응만이 살 길입니다.
글·영상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지구의 보호막" |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2010-08-02 (월) 저녁 7시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보호 장치인 지구자기장은 끊임없이 우주복사의 공격을 받고 있다. 남대서양의 한 지역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방패막인 자기장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 지역은 치명적인 우주복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지구가 이대로 자기장을 잃고 화성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까? 다수의 과학자들은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이 고지자기 데이터 안에 있다고 믿고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기장의 약화 현상은 자기장 역전의 전조일 것이다. 지구자기장은 이제까지 수천 번 뒤집어졌으나, 마지막 자기장 역전이 발생했을 때 인류는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다. 지구자기장 역전이 또다시 발생하면 지구 상의 생명체에게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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