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10년 03월 11일(목) 오전 01:40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10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는 장문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가 쓴 전지 3장의 글에는 끊임없는 불안감과 경쟁만 조장하는 대학을 그만두겠다는 선언이 담겼다.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의 수렁에 빠져 있는 ‘88만원 세대’ 대학생의 이유 있는 항변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세대를 “G(글로벌)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뭔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라고 표현했다. “친구들을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앞질러 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대학 관문을 뚫고 25년간 트랙을 질주했다는 고백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죽을 때까지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나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무 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며 “더 거세게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자보에는 대학과 기업, 국가를 향한 또래 세대의 울분도 실렸다. 그는 “이름만 남은 ‘자격증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라며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 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 자격증도)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고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며 “큰 배움 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돼 부모 앞에 죄송하다”고 적었다.
그는 이 선택으로 “길을 잃고 상처받을 것”이며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해도 탑은 끄떡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대자보 앞에는 오후 내내 수십명의 학생들이 이어졌고, 대자보 옆에는 ‘당신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두 장의 A4용지와 장미꽃 세 송이가 나붙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경영대에 자퇴원을 제출했으나 학교 측은 일단 ‘학부모 동의서가 없다’며 접수하지 않았다.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법정스님 글 모음


http://cafe.daum.net/hmsh1208/FpDy/439
법정(法頂)스님
강원도 산골, 화전민이 살던 주인 없는 오두막을 빌려 홀로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며, 청빈의 도와 맑고 향기로운 삶을 실현하고 계신 법정(法頂)스님은 30년이 넘는 침묵과 무소유의 철저함으로 이 시대의 가장 순수한 정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1954년 당대의 큰 스승이었던 효봉 스님의 제자로 출가하였고 70년대 후반 송광사 뒷산에 손수 불일암을 지어 홀로 살았다. 그러나 스님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자 수필집 <버리고 떠나기>를 쓴 후 훌쩍 강원도로 들어가 거처를 숨기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저서로는 <무소유> <서있는 사람들> <산방한담> <물소리 바람소리> <텅빈 충만> <버리고 떠나기>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등의 수필집과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산에는 꽃이 피네>가 있고, 역서로는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 <숫타니파나> <불타 석가모니> <진리의 말씀(法句經)> 등이 있다.
1 무소유
24 세상만사 뿌린대로 거둔다
2 산에서 살아 보면
25 다산 정약용의 근검정신을 되새기며
3 화개동에서 햇차를 맛보다
26 과거에만 얽매일 것인가
4 섬진 윗마을의 매화
27 선진국문턱은 낮지 않다
5 보왕삼매론
28 침묵과 무소유의 달
6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라
29 덜 쓰고 덜 버립시다
7 책 속에 길이 있다
30 죽이지 말자 죽게 하지도 말자
8 여백의 아름다움
31 산천이 통곡한다
9 오리이야기
32 휴거를 기다리는 사람들
10 시은을 두려워 하라
33 보살핌 안에 구원이 있다
11 한덩이 붉은 해가 ...
34 식성이 변하네
12 믿고 따를 수 있게 하라
35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13 맑은 물을 위해 숲을 가꾸자
36 따뜻한 가슴으로
14 종교와 국가권력
37 급할수록 순리대로
15 야생동물이 사라져 간다
38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16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39 전 지구적인 재난이 두렵다
17 대통령 지망생들에게
40 이 가을에는 행복해지고 싶다
18 명상으로 일어서기
41 텅 빈 충만
19 언론과 정치에 바란다
42 잊을 수 없는 사람
20 가을 들녘에서
43 물이 흐르고 꽃이 피더라
21 가난의 德을 익히자
44 쥐이야기
22 두려워하지 말자
45 빛과 거울
23 일자리 잃으면 일거리를 찾자
46 법정스님 청와대 비서관들에 法講
47흐르는 물처럼 새롭게
48물흐르고 꽃피어난다.
49 있는 그대로가 좋다
50 한 생각 돌이키니
51 나무 종이보살
52 무 말랭이를 말리며
53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오다
54 두타행(頭陀行)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아름다움이다
[버리고 떠나기] 에서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 답게 살고 싶다
[오두막 편지] 에서
빈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에서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을 뜻한다.
[홀로 사는 즐거움] 에서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산방한담] 에서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여백과 공간의 아름다움은 단순함과 간소함에 있다.
[홀로 사는 즐거움] 에서
가슴은 존재의 핵심이고 중심이다.
가슴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생명의 신비인 사람도,다정한 눈빛도,
정겨운 음성도 가슴에서 싹이 튼다.
가슴은 이렇듯 생명의 중심이다.
[오두막 편지] 에서
나는 누구인가.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 에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산에는 꽃이피네] 에서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지 시절이 달로 있는 것이 아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에서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버리고 떠나기] 에서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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